건축/기타

WBC 그리고 건축계의 세계화

Abrief 2009. 3. 25. 07:35

WBC 경기가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준우승에 머물렀다. 가장 커다란 의미는 이제 국제 시장에서 확실한 한국 야구의 실력을 나타냈으며, 또한 인정 받은 계기가 되었다. 이 기회를 통하여 한국 야구는 세계로 세계로 뻗어 나아갈 것이다. 이제 메이저 리그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더욱 많아 질 것으로 예견된다.

   이와 같은 결과는 아마추어에서 프로 리그로 전환과 운영을 통한 선수들의 피나는 경쟁과 관심을 가지고 경기를 보아 준 관객의 지원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즉, 프로로써의 치열한 승부 없이는 생존도 그리고 관중의 관심도 없다는 현실적 상황, 이들 승부를 함께 보고 즐기는 관중의 관심, 그리고 이를 공정하게 운영하며 사회적 담론으로 승화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이루어 낸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제, 한국 야구의 세계화 물꼬를 텃다 할 수 있다.


우리 건축계는 이를 보고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건축 설계분야의 세계 시장 개척을 위한 필요충분 조건은 무엇인가?

우선적으로 우리나라의 건축계는 충분한 관중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건축 = 부동산'이라는 인식에 머물고 있다. 건축이 우리 사회 문화의 물리적 표상이라는 인식이 한참 부족하다. 누구의 잘못인가? 아마도 우리 자신의 잘못일 수 있다. 우리가 건축을 하는 것은 건축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위하 작업이기 때문이다.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한, 건축의 발전과 세계화는 요원할 것이다.

   두 번째로 우리 건축계는 치열한 생존의 승부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승부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 건축계는 실무 능력은 세계 여느 회사와 견주어도 그리 크게 뒤지지 않는 설계 아이디어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는 문화의 개방에 따른 세계적 교류의 기회가 많았던 결과이다. 현재 대형 설계사무소를 중심으로 많은 해외 프로젝트들을 수행하고 있는 것도 우리의 능력을 대변해 주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세계화와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세계 시장에서 우리와 가장 커다란 차이는 일본 건축가는 고유 스타일을 인정 받는 건축가들을 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다양한 스타일의 건축을 하는 것이 아닌 스타 건축가로써 고유 스타일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브랜드화 하여 세계 시장에 인식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우리는 건축가의 작품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사회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가? 수천억 프로젝트를 당일 새벽에 전화를 통하여 심사 위원을 선정한다. 얼마나 바쁘지 않은 심사위원이 심사를 하는 것인가? 그날 일정도 잡히지 않을 정도의 사회적 역할이 없는 인사들이 심사를 한다. 그리고 얼마나 직관력이 뛰어나면 그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단 몇시간 만에 평가를 한다. 객관성이라는 미명 하에 건축가의 생각을 들어 보는 과정 조차 마련되고 있지 않다.


오늘 아침 접하는 기사는 온통 일본 건축가 도요 이토의 이야기로 가득차다. 공모전에서 당선된 스페인 바셀로나의 단지계획 프로젝트 소식이다. 또한 바셀로나의 고급 아파트에 물결 모양의 파사드를 설계하였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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